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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시대의 전염병과 재해 (34)

기사승인 2020.11.06  1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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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1년 6월 4일에 대사헌 장선징 등의 상소는 계속된다.

“모든 관부에서 공사(公私) 간에 일상적으로 쓰는 용도와 수요를 일체 줄이고 혁파하여 윗물을 먼저 맑게 하며 뭇 신하들을 이끌고 인도하시어 맡을 일을 힘쓰게 하되 잘잘못을 가려 신상필벌을 분명히 하소서.

이와같이 하는데도 대소 신료들이 다시금 대충대충하며 직임을 수행치 못하는 자가 감히 있거든 벌을 주어 퇴출시키고 그 불충한 죄를 물으소서. 이렇게하면 살아서 혈기를 지닌 자치고 누군들 감동하여 분기하지 않겠습니까. 아, 나라의 원기가 가물가물하여 마치 노인이 숨져가는 형상인데 설사약을 함부로 투여하여 이미 바닥난 원기를 해친 것은 바로 훈련도감의 별초(別抄)와 병조의 정초(精抄)일 것입니다.

신들이 그 대강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훈련도감을 설치하여 왕궁을 호위함은 효과적이지 않은 것이 아니지만, 다만 정원이 해마다 증가하여 지금은 만 명에 가까운 군대를 항상 서울에 두고 있습니다. 불쌍한 백성들에게 긁어내어 그 결원을 채우고 가난한 백성을 벗겨내어 그 의식(衣食)을 충당합니다. 나라의 계책이 궁핍해지고 백성의 생활이 고생스러워짐은 바로 여기에서 말미암으니 끝내는 지탱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훈련도감의 별초(別抄)의 논의가 여기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지금 국가에 부족한 것은 인심을 모으고 재물과 곡식을 저축하는 것이지, 군사가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병조의 정초청(精抄廳)은 또 무엇 때문에 설치합니까? 기병(騎兵)이 장부상으로는 비록 십 수만이지만 도망하거나 죽은 자와 지방에 남아 주둔한 자와 여러 가지 탈이 있는 자를 제외하면 실제 숫자는 10만이 안 됩니다. 보병(步兵)은 비록 6만이라 일컫지만, 실제는 결원이 많습니다. 명실이 다른 데다 근년에 연이어 흉년이 들어 신포(身布)를 규정대로 내지 못했기 때문에 병조의 용도는 항상 넉넉치 못한 것이 걱정입니다.

일단 정초에다 군사를 더 뽑으면 기병의 신포가 모두 정초청에 소속되고 병조가 관할하는 것은 단지 보병이 있게 될 뿐이니, 병조는 어떻게 지탱하겠습니까? 병조를 지탱할 수 없다면 무릇 군사 수요에 관계된 경비를 또한 어떻게 꾸려나가겠습니까? 국가 재정이 고갈된 것은 헤아리지 않고 한갓 서울의 군대를 늘려서 배치하는 것만 힘쓰니, ‘단속하지 않으면 제 몸을 태운다는 것(不戢自焚)’은 옛사람들이 경계했던 바입니다."


‘단속하지 않으면 제 몸을 태운다.’는 말은 군사(軍事)에 대한 경계이다. 「춘추좌전(春秋左傳)」은공(隱公, 재위 BC 722-712년) 4년(BC 719년)에는 "무릇 군사는 불과 같아서 단속하지 않으면 장차 자신을 태운다."[夫兵猶火也 弗戢將自焚也]라는 말이 나온다.

한편 「춘추좌전」은 공자가 지은 춘추시대 노나라의 편년체 역사책 「춘추」를 좌구명이 해설한 책이다.

상소는 이어진다.

“엎드려 원하건대, 전하께서는 정초의 설치를 그만두고 병조에 귀속시키며, 정초청의 지위를 감축하여 옛 제도를 살리신다면 재물을 상하지 않고 백성을 해치지 않는 도리가 이것보다 나은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국가의 전제(田制)는 본디 공평치 못하다는 탄식이 있기 마련입니다. 만약 지난해와 같은 큰 흉년이 오지 않고, 농민을 구휼할 줄 알아 농사철을 빼앗지 않으며 할 일을 놓치지 않게 한다면, 부역이 비록 무겁더라도 백성은 오히려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김세곤 segon53 @hanmail.net

<저작권자 © 호남미래포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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