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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시대의 전염병과 재해 (21)

기사승인 2020.08.07  16:3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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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1년 2월 초부터 경상도에 비가 내려 열흘 동안 개지 않자, 강물이 불어 넘쳐서 강가 일대의 밀보리가 모두 침수되었다. (현종개수실록 1671년 2월 16일)

2월 17일에 전라 감사 오시수(吳始壽)가 기근의 참상을 보고했다.

"도내 각 고을에서 정월 스무날 이후 혹은 2월 초부터 모두 죽소(粥所)를 설치하고 구휼하고 있습니다만 얼굴이 누렇게 뜬 무리는 죽을 먹여도 살릴 수가 없어 진소(賑所)에서 잇따라 죽고 있습니다. 2월 초에 날마다 크게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자 굶주린 백성이 모여서 추위와 굶주림에 울부짖고 있는데 그 소리가 몇 리 밖에까지 들리고 있으니, 비참한 꼴을 말하자니 목이 메입니다.

죽을 먹는 수는 큰 고을이면 1만여 명이고 작은 고을도 수천 명에 밑돌지 않으니, 한 도에서 받아들인 것을 다 쓰더라도 결코 보리가 나기 전까지 이어서 진구할 수 없습니다. 민간의 형세를 상세히 살펴보면 종자를 비축하여 둔 집이 열 가운데에서 한둘도 안 되고 모두 관가의 대출을 바라고 있는데, 약간 받아들여 놓은 것도 종자로 쓸 만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것은 조정에 보고하더라도 어찌할 수 없을 것입니다. 여기까지 말하다 보면 통곡도 부족합니다."


이 장계를 보고 의정부의 여러 신하들이 눈물이 고인 자가 많았다. 또한 같은 날에 경기 감사 오정위(吳挺緯)가 진휼을 청했다.
경기 감사 오정위는 종자로 쓸 벼와 진구에 쓸 곡물을 얻어 각 고을에 옮겨 보내기를 청하니, 조정에서 강도(江都)의 벼 7천 6백 석과 쌀 8천 석 및 남한(南漢)의 쌀 6천 석을 떼어 지급하였다. 또 그 계청啓請, 에 따라 남한南漢의 쌀 8천 석과 강도의 쌀 6천 석을 더 주어 백성을 진구하게 하였다.

이 당시에 전라도에 굶주려 죽은 백성이 열흘 동안에 80여 명이었는데, 현종은 휼전을 베풀라고 명하였다. 또한 원양도에 죽을 받아 먹으러 나온 기민이 9천4백 90명이었으며 전염병(여역)으로 죽은 자가 1백 19명이었다. 강화부(江華府)에서도 여역으로 죽은 자가 50명이었다. (현종개수실록 1671년 2월 18일)

2월 19일에 경상 감사 민시중(閔蓍重)이 치계하여, 강가 일대의 조금 곡식이 잘된 고을 가운데에서 가장 심하게 재해를 입은 곳은 그 부역을 감면해 주자고 청하였다. 이때 다른 도에서도 이런 청이 있었으나 조정에서 구별하여 부역을 감면하는 것은 일이 불편하다 하여 다 따르지 않았는데, 이때에 이르러 강변 고을들이 재해를 입은 것이 가장 심하다 하여 특별히 허가하였다. 경기도에서 정월 16일 이후로 죽을 먹으러 간 굶주린 백성이 10만 67명이었다. (현종개수실록 1671년 2월 20일)

경상도에서 여역이 점점 치열해져 죽은 자가 2백여 명이었다. (현종개수실록 1671년 2월 22일)

2월 23일에 현종은 북로에 흉년이 들어 북평사(北評事)를 임시로 폐지하였다. 좌의정 허적 등이 아뢰기를, "북평사는 반드시 이조의 낭관을 차출하여 보내는데, 북관(北關)의 수령은 다 무인(武人)이므로 분주히 접대하는 것이 감사나 병사를 접대하는 것과 다름 없어 그 폐단이 적지 않습니다. 북로(北路)에 흉년이 들었으니 임시로 폐지하소서.” 이러자 임금이 따랐다.

2월 25일에 황해감사 맹주서(孟胄瑞)가 치계하여,굶주리는 백성은 날로 늘어나고 있는데 보릿가을은 아직도 멀었으니 진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곡물을 보내주기 바란다고 보고했다. 황해도는 고을 수가 가장 적었기 때문에 조정에서 처음에 4천 석을 주었는데, 이때에 이르러 진구하고 남은 공명첩과 월과군기(月課軍器)를 쌀로 바꾼 것 등의 곡물 수천 석을 잇대어 쓰도록 또 허가하였다. 한편 황해도의 굶주리는 백성이 5천 5백여 명이었고 전염병으로 죽은 자가 40여 명이었다. 함경도에서도 전염병이 더욱 심하여 죽은 자가 자못 많았다. (현종개수실록 1671년 2월 25일과 2월26일)

김세곤 segon53 @hanmail.net

<저작권자 © 호남미래포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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