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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시대의 전염병과 재해 (18)

기사승인 2020.07.13  12: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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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1년(현종12년) 1월 23일에 현종은 하교하여 제주에서 말을 바치는 일을 중지시켰다.

"제주에서 식년(式年 3년에 한 번 있는 해)에 으레 공납하는 말 5백 필이 이제 올라올 때인데, 굶주린 백성을 시켜서 뒤져 붙잡아 오게 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몰고 올 때에도 필시 일로(一路)에 폐단을 끼칠 것이니, 올해에는 잠시 바치지 말게 하라."

1월25일에 현종은 흉년이라는 이유로, 새로 수령에 제수되어 부임하는 자는 가족을 데리고 가지 말도록 명하였다.

1월 29일에는 함경도에서 많은 사람이 돌림병으로 죽었고, 1월 30일에는 충청도에서 전염병으로 5백 54명이 죽었다. 전염병이 각도에 퍼진 것이다.

1월30일에 제주 목사 노정(盧錠)이 치계하였다.

"본도(本島) 세 고을 민생의 일은 이미 극도에 이르렀습니다. 모든 백성이 산에 올라가 나무 열매를 줍는데 나무 열매가 이미 다하였고, 내려가 들나물을 캐는데 풀뿌리가 이미 떨어졌으므로 마소를 죽여서 배를 채우고 있으며, 무뢰한 자들은 곳곳에서 무리를 지어 공사 간의 마소를 훔쳐서 잡아먹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리하여 서로 사람들끼리 잡아먹을 걱정이 조석에 닥쳤으니 비참한 모양을 차마 말할 수 없습니다. 8월부터 죽을 장만하여 구제하고 있으나, 창고의 곡식이 이미 다하여 4만여 명의 굶주린 백성을 다시금 구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연해안 고을의 소금을 넉넉히 들여보내소서. 전일 옮겨 온 5천 석의 곡식은 많지 않은 것은 아니나, 1, 2월 두 달의 진휼할 거리도 모자라므로 3, 4월에는 한 되도 남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 이어서 진구할 방책을 의정부를 시켜 품처하게 하소서."


이미 조정에선 전라도에 있는 호조 소금 5백 석과 상평청(常平廳)·통영(統營) 및 양남(兩南)의 사복시 목장 등의 곡식 7천 석을 떼어 지급하여 전라 수영의 병선(兵船)으로 실어 보내게 하였다. 그런데, 바닷길이 멀고 풍파에 막혀서 지난해 초겨울에 보낸 장계가 이제야 도착했고 전후로 곡식을 나르는 배도 제 때에 미처 도달하지 못하여 굶어 죽은 섬 백성이 더욱 많아지게 되었다. (현종실록 1671년 1월 30일, 현종개수실록 1월 30일)

2월 3일 자 「현종개수실록」에는 재해의 참상이 기록되어 있다.

“이 당시에 각도에 굶주리는 백성이 많이 발생하였다. 경상도에 굶주리는 백성이 2만 3천 5백 53명이고, 함경도에는 4천 8백 69명이었다. 전라도에서 정월 이후로 굶주린 백성 가운데 얼고 굶어 죽은 자가 2백 39명이었고 여역으로 죽은 자가 1천 7백 52명이었다. 평안도는 굶주리는 백성이 2만 1천 6백 48명이었다. 경기는 정월부터 전염병으로 죽은 자가 1백여 명이었다.”

2월3일에 경상 감사 민시중과 개성 유수 이정영의 구휼에 관한 치계를 하였다. 먼저 경상 감사 민시중의 보고이다.

“진구할 곡식을 장만해 낼 수가 없으니, 도내의 태복시, 훈국, 호조, 상평청 각 아문 소관의 곡물을 모두 빌려다가 사용하고 가을이 되거든 다시 받아서 갚도록 해주소서.”

이러자 현종은 진휼청에 지시하여 태복시 이외의 각 아문의 잡곡을 빌려주도록 허락하였다.이어서 개성유수 이정영이 치계하였다.

“소금을 얻어서 죽을 쑤어 백성들을 구제하는 데에 사용할 수 있게 해주시기를 원합니다.”

진휼청이 관향염(管餉鹽) 50석을 옮겨 지급하기를 청하니, 현종은 허락하였다. 당시에 서울이나 외방이나 기근이 아주 심하여 공사(公私)간에 저축이 모두 바닥이 났기 때문에 곡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노직(老職)의 가선·통정, 증직(贈職)의 지사(知事)·우윤·판결사·통례·좌랑(右尹、判決事、通禮、佐郞), 그리고 영직(影職)의 판관·주부(判官、主簿)에서부터 서얼 허통(庶孽許通), 교생 면강(校生免講), 보충대(補充隊) 등의 첩문(帖文)을 만들어 각 도에 보내어 곡식을 모집하게 하였다. 즉 공명첩(空名帖)을 발급한 것이다. 

김세곤 segon53 @hanmail.net

<저작권자 © 호남미래포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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