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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시대의 전염병과 재해 (15)

기사승인 2020.06.23  11: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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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1년(현종 12년) 1월 1일부터 충청도에서 여역(癘疫)으로 죽은 자가 2백 20여 인이었다. 1월2일에는 황해도에 여역과 우역(牛疫 소 전염병)이 동시에 번졌다. 1월3일에는 경상도에 굶주리는 백성이 5천 1백여 명이었는데 여역이 잇달아 번져서 죽은 자가 2백여 명이었다. 소의 역질도 계속 심하게 번졌다. 연초부터 사람과 소에 대한 전염병이 창궐한 것이다.

1월 5일에 종부시(宗簿寺 왕족 종친 간의 친목을 꾀하고 비위를 규찰하며, 10년마다『선원록』을 만들고 3년마다 종실 보첩을 작성하며, 왕자·왕녀의 혼가(婚嫁) 때에는 이를 준비하는 일도 주관)가 아뢰었다.

“시예(試藝 육예(六藝) : 예(禮)악(樂)사(射)어(御)서(書)수(數) 즉 예절, 음악, 활쏘기, 말타기, 글쓰기, 수학 시험이다.)에서 1등을 차지한 종실에게 잔치를 하사하는 것은 법전에 실려있으므로 마땅히 잔치를 행해야 하겠습니다만, 지금은 흉년이고 재난이 계속되어 온갖 일들을 재량으로 줄이고 있습니다. 시예에 잔치를 하사하는 것이 비록 친족을 돈독하게 하고 권장하는 뜻에서 나온 것이기는 합니다만, 이는 평상시 넉넉하던 때에나 하던 일입니다. 지금은 정지하소서.”

이러자 현종이 윤허하였다.

1월8일에 예조 판서 조복양이 차자를 올려 아뢰었다.

"신이 지난번 등대하였을 때에 양호(兩湖 호남과 호서지방)의 전세(田稅)는 혹 감면해 주거나 혹 유치해 두었다가 진휼하는 데 쓰게 하고 관서(關西 황해도)의 쌀을 가져와서 대신 채우자는 뜻으로 누누이 아뢰었으나 윤허 받지 못하였습니다.

요즈음 외방의 말을 들으면 민간에 굶어 죽는 무리가 매우 많다고 하는데 날마다 들리는 것이 모두 놀랍고 슬픈 일들입니다. 이런 때에 굶주린 백성에게서 전세(田稅)를 독촉해 받아 수송해 온다는 것이 차마 할 수 있는 일이겠습니까. 이제 전량을 남겨 두는 것을 매우 어렵게 여긴다면, 양호의 연해안 고을만 상납하게 하되 쌀과 콩의 두수(斗數)를 적당히 줄여 주게 하고, 산간 고을은 모두 받아서 본도에 두었다가 굶주린 백성에게 나누어 주어 구휼하게 하소서. 이 일은 결코 그만둘 수 없을 듯합니다."


이에 앞서 조복양이 민정중·김만기 등과 함께 입시하였을 때에 삼남(三南)의 전세를 감면해 주자고 청하였는데, 허적·김좌명·권대운이 다들 ‘경비가 염려되므로 전세는 결코 줄일 수 없다.’고 하였으므로 의논이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자 그러자 조복양이 물러가서 또 상차하고 이틀 후인 1월10일에 병으로 죽었다.

상이 차자의 사연을 신하들에게 여러 번 물어보고는 마침내 전세(田稅)를 받아서 남겨 두었다가 진휼하는 데 보태 쓰라는 명을 내렸다. (현종실록 1671년 1월 8일)

한편 1월 10일 자 현종개수실록에는 예조판서 조복양(1609∼1671)의 졸기가 실려있다.

“예조판서 조복양이 죽었다. 그는 좌의정 조익의 아들이다. 법도 있는 가문에서 성장하여 일찍 명성이 있었고 벼슬에 오른 이래로 화려한 관직을 두루 거쳤고 이조판서와 대제학을 하면서 사론(士論)을 힘껏 받쳐주어 여러 동료들에게 신망을 얻었다. ... 여러 차례 진휼청 당상이 되어 마음을 다해 진구하여 전후로 백성들을 살려낸 것이 매우 많았다. 이 해(1671년)에 또 큰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굶어 죽게 되자, 조복양이 전세(田稅)를 감면하여 조금이나마 백성들의 힘을 펴지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다가 대신과 호조의 반대에 부딪쳐 탄식해 마지않았으며, 병이 위독해짐에 이르러서도 그 일을 잊지 못하고 상소를 하여 그 이해득실을 진달하여 상께서 깨달으시기를 바랐으니, 그가 지극한 정성으로 백성을 사랑한 것이 이와 같았다. 그가 죽자 상이 그가 아뢴 말을 생각하고 묘당에 의논하여 시행하였다. 뒤에 문간(文簡)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김세곤 segon53 @hanmail.net

<저작권자 © 호남미래포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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