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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시대의 전염병과 재해 (13)

기사승인 2020.06.05  17: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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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0년 12월3일에 부제학 이민적이 상소하여 사직하면서 아뢰었다.
(현종개수실록 1670년 12월 3일)

"아, 온 천하가 한가지로 재난을 당하여 공사(公私) 재정이 모두 바닥났습니다. 창고를 열어 곡식을 옮기려 해도 또한 베풀 곡식이 없습니다. 단지 씀씀이를 절약하는 한 가지 일만이 혹 조금이라도 구제할 수 있는 길일 뿐입니다. 적은 재물이나마 절약하는 것이 어찌 다소라도 백성을 구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신의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오늘날 씀씀이를 절약하는 일은 마땅히 궁궐의 행사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 의장(儀章)이나 절문(節文)은 비록 큰 흉년을 당했더라도 또한 어찌 조금이라도 줄일 수가 있겠습니까만, 물려 내려온 전례로서 지나친 것과 쓸데없는 비용으로서 재물을 손상하는 것이 또한 작지 않습니다. 수백 개의 과반(果盤 과일을 담은 쟁반)과 수백 가지 예폐(禮幣 예물과 폐백) 등에 대한 항목이 있기까지 한데, 대부분이 궁궐의 고사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이러한 것들을 성상께서 일체 없애버려서 줄여 간략히 하기를 힘쓰신다면 실로 검소함을 숭상하는 성상의 덕에 빛이 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원근의 굶주린 백성들로 하여금 다 죽어가는 가운데서도 기뻐 감동하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성상께서 이미 궁궐 행사의 많은 비용을 줄이시고 나면, 무릇 재물을 사용하는 관사에서는 또한 마땅히 차례로 절약할 것이고, 여러 대소 관원들이 어찌 감히 다시 긴요치 않은 작은 비용이라고 하여 작은 재물이나마 허비하겠습니까.”


그런데 현종은 상소가 들어간 지 수십 일 만에 계(啓 보았다는 뜻의 도장) 자를 찍어서 내렸다. 그가 사직을 청하였기 때문이다.

12월6일에 현종은 명하여, 경상도에서 아직 거두지 않은 공물가포(貢物價布)를 감하게 하였다. 흉작이 아주 심한 고을은 3분의 2를 감하고, 그 다음은 절반을 감하고, 조금 여문 고을은 3분의 1을 감하게 하였는데, 모두 1백 90여 동이었다.

12월 11일에는 전라도 순천의 민가에서 소가 새끼를 낳았는데 한 몸에 머리가 둘이었다. 불길한 조짐이었다.

이 날 충청도 홍산(鴻山) 등의 읍에 전염병이 심하게 일어나 죽은 자가 매우 많았다. 당시는 기근을 치른 끝에 전염병까지 겹쳤으므로 사망하였다는 각 도의 보고가 없는 날이 거의 없었다. (현종실록 1670년 12월 11일)

12월18일에는 경기에 전염병이 심하게 발생하여 1백 20여 명이 사망하고 소의 역질도 크게 번져 죽은 소가 1백 20여 마리였다.
(현종실록 1670년 12월 18일)

12월 25일에는 평안도와 전라도 진산군에 지진이 발생하였다.

12월 27일에 제주의 세 읍이 태풍의 피해를 심하게 입어 기근의 참상이 다른 곳에 비해 특히 심하였다. 조정은 전라도에서 쌀과 벼 5천 석을 이전하여 구제케 하고 또 각종 씨앗 1천 5백 석을 주었다.

이어서 12월 29일에 충청도 임천(林川) 등의 읍에 전염병이 돌아 죽은 자가 2백 20여 명이었고, 경상도에 소의 전염병이 심하여 죽은 소가 3백여 두에 이르렀다.

1671년 1월1일부터 충청도에서 여역(癘疫)으로 죽은 자가 2백 20여 명이었다.
(현종개수실록 1671년 1월 1일)

1월2일에는 황해도에 여역과 우역(牛疫 소 전염병)이 모두 많이 번졌다.

기근에 자연재해, 그리고 여역(癘疫)과 우역(牛疫)마저 번지고 있다. 엎친 데 겹친 격이다.

1670년(현종 11년)과 1671년(현종 12년) 2년 연속 기근과 전염병 등 대 재앙이 계속되고 있다. 역사는 이를 “경신대기근(庚辛大 飢饉 : 경술년과 신해년의 대기근)이라고 부른다.

지금 코로나 공포가 5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2020년 경자년에 시작한 이 역병이 2021년 신축년까지 계속되지 않아야 하는데. 만일 2년 내리 계속된다면 역사는 “경신 대역병”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김세곤 segon53 @hanmail.net

<저작권자 © 호남미래포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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