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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시대의 전염병과 재해 (5)

기사승인 2020.04.14  10: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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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0년(현종 11년) 8월 14일에 평안감사 민유중(閔維重)이 흉년으로 인해 타도 죄인의 정배(定配 유배지로 정하는 일)를 중지하도록 보고했다.

“강변의 각 고을이 더욱 심하게 재난을 당하였는데 다른 도의 죄인들을 또 정배(定配)시킨다면 주객이 함께 곤궁할 것입니다. 내년 가을까지는 강변 고을에 정배 시키지 말게 하시고 또 아직 배소(配所)에 이르지 아니한 자들도 본도에서 다른 고을로 고쳐 보내게 하소서.”

민유중의 보고를 받자 현종은 그대로 따랐다.

그렇지 않아도 백성들이 굶어 죽게 생겼는데 유배자 마저 많아지면 더 힘들어진다는 보고였다. 연산군 때 1504년 갑자사화로 처형된 조광조의 스승 김굉필(1454∼1504)도 그랬다. 그는 1498년 무오사화 때 평안도 희천으로 유배를 갔다. 이 때 17세의 조광조는 김굉필을 만났다. 그런데 1500년에 평안도에 흉년이 들자 김굉필은 전라도 순천으로 이배되어 1504년에 순천에서 처형되었다. 그를 모신 서원이 순천 옥천서원이다.

민유중(1630~1687)은 1651년 문과에 급제하여 승문원을 거쳐 예문관검열이 되었다. 1665년에 전라도 관찰사로 발탁되어 당상관에 올랐다. 이후 충청도관찰사로 나갔다가 평안도 관찰사가 되었다. 나중에 그는 숙종 비 인현왕후의 아버지로 국구(國舅)가 되자 여양부원군(驪陽府院君)에 봉해졌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8월15일에는 평안감사 민유중이 치계하여 연분(年分 쌀의 풍작현황)의 현장 조사를 그만두어 민폐 없애기를 청하였는데, 임금이 따랐다.

그런데 이 날(8월15일) 경기도 각 고을에 된서리가 연일 내려 벼가 말라 죽었다. 또 소의 전염병이 크게 번져 거의 남은 종자가 없었다. 농가에서는 사람이 소 대신 밭을 갈았는데 9명의 힘으로 겨우 소 한 마리의 일을 해낼 수 있었으므로 가을갈이에 가망이 없게 되었다.

8월 17일에는 소 전염병이 전국적으로 번졌다.

“황해도에 소의 전염병이 크게 번져 한 달 동안에 죽은 소가 2천 6백여 두였다. 경기도·강원도·충청도 등의 도에서도 전염병이 번져 소가 죽는다는 보고가 없는 날이 거의 없었다.”

이 날 조정은 백성을 모집하여 버려진 아이들을 거두어 길러 노비로 삼게 하였다. 이때 떠도는 거지들이 길에 가득한 채 황망하여 살 곳을 잃어 어린아이들을 길가에 버리는 일이 잇따랐다. 경상감사 민시중이 백성을 모집하여 버려진 아이들을 거두어 기르게 할 것을 청하였는데, 대신들이 회계하기를, "내년 보리 추수 때까지 거두어 기를 것을 허락하고, 또한 자세히 허실을 조사하여 간사한 짓을 막게 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뜻을 아울러 각 도에 분부하소서."

하니, 현종이 따랐다.

(현종실록 1670년 8월 17일)

8월18일에는 경상도 영천군에 큰바람이 불어 오래된 큰 나무가 중간이 부러지기도 하고 뿌리째 뽑히기도 했고, 칠원현에 큰비가 내려 집이 침수되어 무너졌으며 산기슭이 무너져 죽은 자가 7명이었다. 전라도 곡성현에도 폭우가 내려 빠져 죽은 자가 15명이었다.
이러자 현종은 휼전을 베풀도록 명하였다.

8월19일에는 경상도 울산부(蔚山府)에 큰물이 져서 집이 떠내려가거나 침수되었으며 빠져 죽은 자가 10여 명이었다. 상이 특별히 휼전을 베풀도록 명하였다.

8월20일에 경상감사 민시중(閔蓍重)이 호조에서 관할하는 경상도의 세염(稅塩)과 화전미(火田米)를 얻어 백성을 구제할 밑천에 보충할 것을 청하였는데, 현종은 이를 허락하였다.

민시중(1625~1677)은 송시열의 문인으로 1664년(현종 5) 춘당대 문과(春塘臺 文科)에서 장원급제하여 전적이 된 뒤 이조좌랑·교리를 거쳐 1670년에 경상도 관찰사가 되었다. 그는 평안도 관찰사 민유중의 형이기도 하다.

김세곤 segon53 @hanmail.net

<저작권자 © 호남미래포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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