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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 시대의 전염병과 재해 (4)

기사승인 2020.04.13  11: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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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에서 굶어 죽는 이를 위한 구제책을 폈음에도 불구하고 1670년 (현종 11년) 8월7일에는 전라도 익산·임실 등 고을에 굶주리는 백성(饑民)들이 뿔뿔이 흩어져 도로에 쓰러져 죽은 자가 매우 많았다.

이러자 8월8일에 사간원 사간 이익상이 구황책을 실시하도록 아뢰었다.

"팔도에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굶어 죽었다는 보고가 계속 들어오고 있으니, 흉년 구제정책을 불에 타고 물에 빠진 것을 구원하듯 빨리 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 도의 감사로 하여금 각 고을에 분부하여 굶주리는 자들을 선정하여 먼저 구제하도록 하소서. 또 지금 서리가 너무 일찍 내려서 추수가 결딴났으니 경차도사(敬差都事)를 즉시 파견해서 연분(年分)을 속히 마치도록 하여 시급히 구제정책을 행하게 하소서.“

이러자 현종이 따랐다.

8월9일에는 함경도에 여러 달 큰비가 내려 곳곳에 전답이 모래가 뒤덮였고 남은 곡식은 또 해충(害蟲)을 당하였다. 7월16일에 삼수(三水)· 갑산(甲山) 등의 고을에 서리가 눈같이 내렸으며, 나머지 각 고을에도 모두 서리가 일찍 내렸다. 함흥부(咸興府)에도 큰 우박이 내렸는데 계란만하기도 하고 새알만하기도 하였으며 각종 곡식이 쓰러지고 부러졌다. 또 누런 기운과 흰 기운이 일시에 뒤덮였는데 그 기운이 깔렸던 곳에는 싹이 말라 죽었는데 흰 기운이 누런 기운보다 손상이 심하였다.

또한 충청도 태안(泰安) 등 연해의 네 고을에 모진 바람으로 배가 침몰하여 죽은 자가 90여 명이었다. 함경 · 충청감사가 보고하였으므로, 현종은 휼전을 베풀도록 명하였다.
8월10일에는 전라 감사가 풍수해와 유민의 발생 상황을 보고하였다.

“전라도 용담(龍潭) 등 고을에 큰바람이 불고 큰비가 내렸으며 또 서리가 일찍 내렸다. 영하(嶺下)의 여러 고을에 찬비가 물을 퍼붓듯 하였고 동풍(東風)이 불어 지붕을 날렸으며, 벼가 모두 쓰러졌다가 햇볕을 보자 곧 말라 버렸다. 백성들이 뿔뿔이 흩어졌다가 죽은 시체가 길에 깔렸는데, 무리를 지어 겁탈하기까지 하였다. 조금 익으려는 곡식이 있으면 번번이 전답의 주인을 묶어 놓고 공공연히 베어 가며, 들판에 방목하는 소와 말을 대낮에 잡아 먹지만 감히 물어보지도 못하였다.”

이 날 경상도에도 유민이 발생했다. 경상도 대구 등 고을에 떠도는 백성들이 길에 가득했는데 죽는 자가 매우 많았다.

엎친 데 겹친 것일까. 다음날인 8월11일에는 경상도에 큰물이 졌는데 낙동강 일대가 더욱 심하게 침수되었다. 밀양(密陽)의 영남루(嶺南樓) 아래 백 년 된 큰 나무들이 거의 다 떠내려갔으며 언양(彦陽) 등 여섯 고을은 수백여 집이 침수되어 무너졌는데 빠져 죽은 자가 50여 명이었다. 남해, 양산 등지에는 언덕이 무너져 깔려 죽은 자가 7명이었다. 이러자 현종은 경상도 지역에 휼전을 베풀도록 명하였다.

8월 11일에 현종은 함경북도 행영(行營)에 방수(防守 국경방위) 나가는 부역을 정지하라고 명하였다. (현종실록 1670년 8월 11일)

“이때 함경남도 홍원(洪原) 등 여섯 고을에 큰물이 져서 빠져 죽은 사람과 가축이 매우 많았다. 북청부(北靑府)에 바람과 우레가 크게 일어나고, 비와 우박이 번갈아 내렸는데 큰 것은 밥그릇만 하고 작은 것은 주먹만 하여 높고 낮은 지대의 전답이 일시에 텅비게 되었으며, 사람이 많이 상했는데 12살된 아이가 이 때문에 죽었으며, 새와 짐승 및 냇가의 물고기까지도 많이 죽었다. 8월인데도 갑산(甲山)·단천(端川) 등지에 눈이 내렸다. 남북의 각 고을이 모두 가뭄, 수해, 바람, 우박의 재난을 당하여 각종 곡식이 거둘 것이 없게 되었는데, 상수리 열매까지도 익지 않았다. 농민들이 진을 치고 모여서 통곡하는 소리가 들판을 진동시켰다. 방수(防守 국경방위)에 나갈 군인들이 일제히 감영에 호소하였는데, 함경감사가 이를 보고하면서 방수의 정지를 청했으므로 임금이 허락한 것이다."

김세곤 segon53 @hanmail.net

<저작권자 © 호남미래포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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